"28일 안에 썩어 없어져라" 코로나19 시국에 개발된 마스크

입력 2021.03.22 12:01수정 2021.03.22 15:21
"28일 안에 썩어 없어져라" 코로나19 시국에 개발된 마스크
일반적인 석유계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왼쪽)와 생분해성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에 대한 필터 메커니즘(화학연 제공) © 뉴스1


"28일 안에 썩어 없어져라" 코로나19 시국에 개발된 마스크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왼쪽부터)·박제영·오동엽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화학연 제공) © 뉴스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이후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의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마스크 필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 연구팀이 100% 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보다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N95(0.3㎛ 미세입자 95% 이상 차단하는 필터링 효과) 성능의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시중 마스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정전기 필터 방식은 제품 개봉 후부터 공기 중 습기나 입김의 수분에 노출돼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또,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만드는 방법은 마치 체에 치면 체의 구멍보다 크기가 큰 물질은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리처럼 통기성이 부족해 사람들이 숨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두 필터 방식의 단점을 보완, 습기에 강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 편한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oly butylene succinate, PBS)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한 다음, 이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후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해 최종 필터를 완성했다.

특히, 새로운 필터는 Δ코팅표면의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 Δ체처럼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을 모두 활용하면서 두 방식의 단점을 보완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나노보다 조금 더 직경이 큰 마이크로섬유를 같이 활용해서 기공을 크게 해 통기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또 키토산 나노위스커 코팅으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해 외부물질의 포집 능력을 높였다.

이같은 방식은 정전기가 아니라 전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취약하지 않아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된다.

또, 일시적으로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새로 개발된 필터는 공기 중 미립자(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외부물질)의 2.5㎛ 사이즈를 98.3%를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N95 필터 성능을 보여준다.

또, 마스크 착용 전과 착용 후의 호흡 압력 차가 59 파스칼(Pa)로 측정됐다.

즉, 일반적인 KF94의 압력강하인 70Pa보다 낮아 통기성이 개선된 것이다.

이밖에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필터는 기존 필터를 만드는 대표적 두 공정인 멜트블로운 또는 전기방사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대량생산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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