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임용 10년 만에 불합격 통보, 놀라운 반전 사연

입력 2021.03.07 07:05수정 2021.03.07 10:49
아닌 건 아닌거지
교사 임용 10년 만에 불합격 통보, 놀라운 반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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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서울에서 공립 유치원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9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10여년 전 치렀던 임용시험의 합격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가 2008학년도 임용시험에서 국가유공자 자녀로 가점을 받았는데, 아버지 B씨의 국가유공자 자격이 취소되면서 A씨가 받은 가점도 무효 처리됐기 때문이다.

B씨는 베트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살포지역에서 복무하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다며 2006년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서울지방보훈청은 B씨의 병적증명서 중 군경력기술에 '파월'이 기재돼 있고 베트남 복무장소도 나타나 있어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B씨가 2017년 수술을 이유로 당뇨병에 대한 국가유공자 재판정 신체검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재판정 신청을 검토하던 중 B씨가 베트남에서 귀국한 일자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B씨는 베트남전에 참전해 복무한 사실이 없었는데 서울지방보훈청은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B씨가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 당시 제출한 병적증명서에는 '귀국일 확인불가'라고 기재돼 있고 함께 제출한 등록신청서에는 복무기간이 출국예정일인 1972년 10월29일 단 하루만 기재돼 있었다.

1971년 현역병으로 입영한 B씨는 베트남전 참전이 아닌 베트남에 가기 위한 훈련을 받다가 고엽제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방보훈청은 B씨가 베트남전에 참전하지 않았고 고엽제가 사용된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복무한 것으로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2018년 국가유공자 등록을 취소했다.

B씨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결정을 전달받은 서울시교육청은 A씨가 치렀던 임용시험 점수를 다시 확인했다.

A씨가 당시 받았던 가산점을 빼면 임용시험 제1차 시험에서 불합격했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시교육청은 A씨의 임용시험 합격과 유치원교사 임용을 취소했다.

A씨는 취소 결정에 반발해 2019년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합격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8월 법원은 교육청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A씨는 임용시험 합격 취소가 아버지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이유로 결정돼 자기책임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받은 취업지원 혜택 자체가, 혜택을 받는 A씨 결정에 따라 주어진 것이 아니라면서 해당 사안이 자기책임의 원칙과는 상관이 없다고 봤다.


또 가점을 제외한 A씨의 점수로 취소가 결정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임용시험 합격 취소가 자기책임 원칙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법원은 합격 취소 결정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취업지원 혜택의 오류를 바로잡아 임용시험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유아교육의 전문성과 교원 임용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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