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이웃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 男, 이유는 뜻밖에도

입력 2021.02.23 11:44수정 2021.02.23 14:12
"너 밖에 말할 사람이 없다"
고시원 이웃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 男, 이유는 뜻밖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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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시원에서 소음을 유발해 방을 옮겨달라고 요구받자 이웃이 일렀다고 의심해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지난 17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15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A씨는 2019년 3월 3일 오후 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고시원에서 중국 국적 B씨(61)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고시원 관리자가 A씨에게 소음을 이유로 방을 옮겨달라고 요구하자 B씨가 항의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범행 당시 "네가 말을 했냐?"는 A씨의 질문에 B씨는 "내가 말을 안했어요"라고 답했지만, A씨는 "너 밖에 말할 사람이 없다"며 B씨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재차 찌르려 하자 B씨는 저항했고, 현장을 목격한 고시원의 또 다른 거주자의 제지로 다행히 살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전치 6개월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2014년 6월에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3월 출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상해를 가하려고만 했지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전에도 살인미수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출소 1년도 되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고 동기와 수법도 비슷해 재범 우려가 높다"며 "살인의 범의를 부인해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알코올 사용장애 등 정신적 문제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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