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부부 용민·성욱씨, 건강보험 앞에서 좌절한 이유

입력 2021.02.18 12:20수정 2021.02.18 13:39
피부양자 자격 누리게 해달라
동성부부 용민·성욱씨, 건강보험 앞에서 좌절한 이유
결혼 5년차 성소수자 부부 소성욱(왼쪽), 김용민 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가진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로의 마스크와 목도리를 고쳐주고 있다. 202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규빈 기자 =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은 부부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지만 동성부부는 그 권리를 누릴 수 없습니다."

성소수자 연대단체가 '동성 부부도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며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성소수자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네트워크(가구넷)는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 부부는 실질적 혼인관계에 있음에도 동성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며 "동성부부도 법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결혼 5년차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는 자신들이 겪은 일을 공개하며 피부양자 자격을 강조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소씨는 지난해 2월 건강보험공단에서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했다. 공단에 문의한 결과 취득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은 뒤였다.
그러나 이 사실이 보도된 뒤 공단은 10월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무효화했고 한달 뒤 새로운 보험료 부과 처분을 내려 소씨도 보험료를 내도록 했다.

가구넷은 "공단으로부터 피부양자 자격을 정식 취득한 소씨가 의견 진술의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자격을 잃었다"며 "주관적 혼인 의사와 객관적 혼인 실체를 모두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격이 부인되는 것은 건강보험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와 소씨 부부는 "건강보험의 핵심 가치와 취지는 국민의 삶이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며 "동성부부를 포함해 다양한 사람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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