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외국인들 간 대낮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단순 폭행이 아닌 마약 거래와 관련된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폭행 가해 일당으로부터 "마약을 빼앗겨 그랬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50분쯤 화성시 남양읍 한 이면도로에서 신원불명의 외국인 다수가 다른 외국인 2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외국인들은 승용차를 타고 서행하던 피해 외국인 차량을 가로막은 채 유리창과 차체 등 파손하고, 안에 타고 있던 러시아 국적 외국인 1명과 우즈베키스탄 국적 외국인 1명을 둔기 등으로 무차별 폭행한 뒤 달아났다.
경찰은 당시 폭행 모습이 촬영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은 외국인 간 묻지마 폭행 사안으로 인식됐다. 피해 외국인 2명이 가해자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하면서다.
하지만 가해자 검거에 성공한 경찰이 이들로부터 "과거 마약을 빼앗긴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마약 사건으로 확대했다.
경기남부청 폭력계는 물론 강력범죄수사계, 마약범죄수사계, 국제범제수사계가 공조수사에 나선 상태다. 실제 마약을 둘러싼 다툼이 확인될 경우 국제적인 마약범죄 사건으로 수사 사안이 커질 수 있어서다.
경찰은 가해 일당을 10명으로 추정한 상태다. 이중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45) 등 7명은 이미 검거했고 나머지 3명은 추적 중이다.
검거된 7명중 5명은 지난 14일 구속됐으며, 1명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폭행 피해 외국인에 대해서도 피의자 전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외국인에게서 마약 관련 진술이 있었고, 이에 따라 미검거 외국인에 대한 추적과 함께 정확한 범행 동기 확인을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