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제주도에 사는 12세 한국 소년이 지난해부터 주식에 투자해 43%의 높은 수익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처럼 되는 것이 꿈인 권준이라는 소년은 지난해 4월 어머니에게 자신이 모은 종잣돈 2500만원으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달라고 졸랐다. 코스피지수가 10년만에 가장 큰 하락을 했다가 막 회복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소년은 "(TV에서) 10년 만에 한 번 있는 기회라고 말하는 전문가를 믿었기 때문에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권준 소년은 지난해 코로나19 휴교로 집에 있는 시간 동안 사고 싶은 주식 목록을 만들었다. 카카오부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록이었다. 이 투자로 소년은 순수익만 1300만~1400만원을 올렸다.
소년은 "나의 롤모델은 버핏"이라면서 하루 단위로 사고 파는 단기 투자보다는 10~20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은 장기간에 걸친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다.
로이터통신은 권준같은 신참 투자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속 한국의 개인 투자자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10대나 그 이하까지 투자자층이 확대된 덕에 2019년 한국 총 주식 거래가의 50%에 못미쳤던 개인 투자자 소위 개미들은 최근에는 3분의2를 좌지우지하는 큰 세력이 됐다.
키움증권의 미성년자 주식계좌 21만4800개 중 70%가량이 2020년 1월 이후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실업률이 높은 데다가 대학 교육을 받고도 보람있고 창의적인 일을 찾는 게 어려워 어린 세대가 주식에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권준 소년은 '쭈니맨'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방송도 진행한다. 소년 역시 "서울대학교 같은 좋은 학교에 다니기보다는, 큰 투자가가 되고 싶다. 그리고 자선 사업을 많이 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