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결혼·출산 전제가 행복"…나경원의 조롱 "달나라.."

입력 2021.02.08 11:30수정 2021.02.08 13:41
결혼하면 집을주고 아이 한명당 1억은 줘야 좀 낳을 듯
박영선 "결혼·출산 전제가 행복"…나경원의 조롱 "달나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앞에서 일자리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2021.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결혼과 출산의 전제조건은 '행복'이라고 말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향해 "달나라 시장이 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이 나 전 의원의 '신혼부부 1억1700만원 보조금 공약'을 두고 "출산과 신혼의 기본가치는 행복"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발끈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인 레토릭이 아니다"라며 박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아무런 근거 없이, 이유 없이 마구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그렇게 썩 좋아하지 않는다"며 "결혼이나 출산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토지임대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서울에서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4500만원을 주고, 출산하면 4500만원을 추가로 주는 등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하자, 그 셈법과 본질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 'how to'(방법)에서 과연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나"라며 반박했다. 박 전 후보가 결혼과 출산의 전제로 '행복'을 꼽자, 선후 관계를 뒤집어 역공에 나선 셈이다.

그러면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봐야 한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살 집이 없다'고 말하는 청년들, '아이를 기를 만한 경제적 형편이 안된다'고 말하는 젊은 부부들은 지금 절박하다"고 말했다.

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 통계보고서'를 인용해 "신혼부부가 가족계획 시 고려사항 1순위는 주거문제(37.6%)였고, 특히 여성의 49.5%가 주거문제를 꼽았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이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자고 일어나면 몇천만 원씩 집값이 올라 있는 걸 보며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박탈감을 외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라면서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게 아니라면 정말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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