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낮술' 대낮부터 술집 북적 "노는데 시간이 어딨어요"

입력 2021.02.07 13:23수정 2021.02.07 16:12
방역대책 비웃는 꼼수 대낮영업..백신 맞을 때까지만 참자
'코로낮술' 대낮부터 술집 북적 "노는데 시간이 어딨어요"
6일 오후 4시께 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 술집 앞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번화가에 늘어선 술집 안팎은 이미 취기가 오른 손님들로 가득했다.2021.2.7/© 뉴스1 이지선기자


'코로낮술' 대낮부터 술집 북적 "노는데 시간이 어딨어요"
6일 오후 4시께 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 술집 앞 거리에 젊은 취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번화가에 늘어선 술집 안팎은 이미 취기가 오른 손님들로 가득했다.2021.2.7/© 뉴스1 이지선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원 샷 데킬라 샷! 투 샷 데킬라 샷!"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클럽 음악이 자욱하게 차있는 드라이아이스 연기와 함께 술집 안팎으로 쿵쿵 울려 퍼졌다. 수십여명이 그 음악에 맞춰 한껏 몸을 들썩였다.

6일 오후 3시30분 전북 전주시 도청 앞 서부신시가지의 모습이다. 아직 해가 저물지 않은 낮 시간이지만, 번화가 술집 주변은 이미 취기로 얼굴이 벌개진 사람들로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술집 운영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자 아예 '노는 시간'을 통째로 앞당겨버린 새로운 술 문화 때문이다.

이들은 안에서 술을 마시다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고 입에 담배를 꺼내 문 취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이따금씩 길바닥에 가래침을 뱉었다. 바깥까지 울리는 음악 소리에 흥에 겨워 몸을 흔들기도 했다.

방학 중이라는 한 대학생은 일찍부터 나왔느냐는 질문에 "오후 3시 정도에는 나와야 무난하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밤에 못놀게 하니 방침에 따르려고 낮에 노는 것 아니냐"고 당연한듯 설명했다.

그 옆으로는 아직 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대기자들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었다. 술집마다 만들어진 긴 대기 행렬의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하나같이 시간을 확인했다.

한 여성은 이들의 모습을 보고 함께 있던 아들에게 "지금 몇시야? 네시 아니야? 엄마 무서워서 여기로 못 지나가겠다"며 술집 맞은편 길로 건너가기도 했다.

연인과 함께 길을 걷던 한 남성은 멈춰서 스마트폰으로 모여있는 취객들의 사진을 찍더니 "지금 네신데 벌써 이렇게 다 모여있어"라고 놀란듯 말했다.

다른 행인들 역시 멈춰서서 시간을 확인하거나, 혀를 끌끌 차는 등 '대낮부터 펼쳐지는 풍경'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전북지역 코로나19 감염세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거듭된 연장으로 조금씩 감소하는 분위기다.


전북도는 명절을 앞두고 오는 8일 0시부터 14일 자정시까지 운영시간 제한 업종의 마감 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이번 방역수칙 완화조치와 설 연휴 사람 간 접촉 증가로 언제든 상황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흔들림 없이 방역에 동참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방역수칙이 확산세에 따라 완화와 강화를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정작 이를 지켜야하는 시민들의 의식은 느슨해지지 않았는지 점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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