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가방에 감금하고 죽인 계모의 반격, 무슨 일?

입력 2021.02.04 14:50수정 2021.02.04 16:06
살인에 고의가 없었다?
의붓아들 가방에 감금하고 죽인 계모의 반격, 무슨 일?
의붓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가 지난해 6월10일 충남 천안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송치되기 위해 천안동남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0.6.1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아영 기자 = 여행용 가방에 9살 의붓아들을 가둬 살해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 받은 40대 계모가 대법원에 상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특수상해,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A씨(41·여)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대전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1, 2심 변론 요지를 고려하면 A씨는 상고심에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후 7시25분께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에서 9살 피해아동이 거짓말을 했다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가두고, 가방 안에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가두는 등 학대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다.

피해아동을 가둔 두 번째 가방은 가로 44㎝, 세로 60㎝, 너비 23㎝ 이하로 몸보다 더 작아, 가방 속에서 가슴과 배, 허벅지가 밀착되고 목이 90도로 꺾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이 가방에 피해아동을 가둔 뒤 “숨이 안 쉬어진다”는 호소에도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는 등 계속 학대했고, 피해아동은 총 7시간가량 가방에 갇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는 지난달 29일 원심 징역 22년을 파기하고 징역 25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 아동이 호흡곤란이나 탈수 등으로 충분히 사망할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봤다.
다만 살해할 목적으로 한 계획적 범행에 의한 확정적 살인은 아니라는 판단에 A씨에게 무기징역 등 매우 높은 형량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분노와 공분이 이 사건을 향해 있다. 재판부 역시 인간과 부모로서 사건을 검토하는 내내 괴로움과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재판은 사회가 정한 법 원칙과 엄격한 증거에 의한 책임주의를 지키고 적법한 절차로 처리해야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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