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남성 불임 유발…정자 질 크게 저하 시켜"

입력 2021.01.29 16:54수정 2021.01.29 17:11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사람일수록..
"코로나 남성 불임 유발…정자 질 크게 저하 시켜"
(미국 CNN방송) ©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정자의 질을 떨어뜨려 남성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독일 유스투스 리비히 대학 연구진은 2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생식'(Reproduction)에 "코로나19 감염이 정자의 질과 남성의 생식 능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 84명과 건강한 남성 105명의 정액을 열흘 간격으로 60일 동안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자의 정자세포의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사람일수록 정자 수와 이동성, 모양도 나빠졌다.

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2) 활성도도 코로나19 감염자 쪽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ACE2는 코로나19에 인체 세포 진입점을 제공하는 단백질이다.

코로나19가 남성 생식기를 감염시킬 수 있고, 생식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인간의 생식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남성 생식 체계가 코로나19의 표적이 돼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동료 학자들은 연구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다른 요인이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일랜드 소재 퀸즈 벨파스트 대학의 쉬나 루이스 명예교수는 CNN방송에 "코로나19에 걸린 남성들은 몸무게도 많이 나갔고, 많은 치료제를 사용했다"며 "비만 그 자체로도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코로나19 자체가 아니라 치료제 등 다른 요인들이 정자 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