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김규빈 기자 = 정년퇴직으로 검찰을 떠나는 고참 검사가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종근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63·사법연수원 22기)은 전날(27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퇴임인사에서 "지금 검찰은 외부의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연수원 한 기수 선배다.
이 검사는 "구한말 을사오적은 동아시아의 평화, 나라의 평화를 위한다며 민족의 자유와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그들처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발밑에서 간신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그러나 그들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거짓말을 하며 아무리 우겨도 우리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는다.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자들을 우리 업무상 수없이 많이 겪어왔는데 그런 황당한 거짓말에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 시대에,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용해 통계를 조작해나가면 북한처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조작에 의해 행복하게 되지 않길 바라며 거짓과 요설이 횡행하는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놓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그들은 검찰인들의 법치와 정의수호에 대한 자긍심을 두려워하며 이를 오만이라고 욕하고, '나폴레옹' 돼지에게 복종할 것을 강요하며, 지역적 이익으로 유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두려워하는 검찰의 자긍심을 지키고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며 국가공무원 본분을 잃지 않으면, 검찰이 그동안 국민 자유와 사회 안전을 지키며 나라와 사회에 공헌한 것에 대해 반드시 역사의 평가를 다시 받을 것"이라며 건투를 빌었다.
아울러 이 검사는 "검찰은 사회 법질서를 지키고 정의와 안전을 지켜나가며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의 기틀을 다져 나라 부흥과 자유민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왔다"며 "검찰직원 노고에 감사하며 검찰 동료로 함께 일한다는 것에 덩달아 보람을 느꼈다"는 소회를 남겼다.
이 검사 글엔 이날 오전까지 70개 가까운 '퇴임 축하' 댓글이 달렸다. A검사는 "시원한 말씀해주셨다"고 했고, B검사는 "후배 검찰인들이 열심히 노력해 건강하고 발전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C검사는 "그동안 꾹꾹 억눌러뒀던 심경을 이렇게 짧게나마 표현하셨네요. 충정을 후배들은 잘 기억하고 실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