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약소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주세요."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이웃에 온정을 전한 익명의 '기부천사'가 대구에 또 나타났다.
27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4시쯤 동인동 행정복지센터에 40대 후반의 여성이 방문했다.
이 여성은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봉투를 내밀고 별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복지센터를 떠났다.
직원이 뒤쫓아 나갔지만 여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여성이 건넨 봉투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메모와 함께 5만원권 20장이 들어있었다.
이 여성은 행정복지센터 사무실에 들어오기 전 발열체크와 문진 등을 하는 입구 공간에서 아무 말 없이 봉투 한장을 건네고 떠났다고 한다.
정유미 동인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장은 "마스크를 써 여성이라는 것과 40대라는 것만 파악됐다"고 했다.
이용환 동인동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따뜻한 나눔을 전한 익명의 시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도 대구의 '얼굴 없는 기부천사'는 끊임없이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지난해 12월22일에는 연말마다 거액의 불우이웃 성금을 쾌척해온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자신과 한 '10년 익명 기부 약속'을 지키며 마지막 기부금 5000여만을 내놨다.
그가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기부한 금액은 10억3500여만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