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여권의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최한 행사에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지사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달라진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지사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경기도 주최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초 이번 토론회의 공동 주최자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소속 의원 50여명이 대거 명단에 올렸었다.
이날 행사엔 '이재명계' 분류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임종성·이규민·소병훈·조응천·김승원·박상혁 의원 등 약 20명이 참석했다.
최근 이 지사에 공개 지지를 선언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역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건 적지 않은 규모다.
이번 행사 내용을 최초 공개했을 때 공동 주최 의원은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을 중심으로 30명 규모였다고 한다.
이후 공동 주최를 희망하는 의원이 늘어나면서 행사 포스터를 다시 작업했다는 후문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역의원들이) 오전 일정이 많고 더욱이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행사가 아닌데도 (공동 주최 의원의) 절반 가까이 행사에 참석한 건 이 지사측 입장에선 고무적인 일"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식 출마 기자회견 전 이 지사 주최 토론회에 들러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에 함께 토론하고 상의하는 관계"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해 이 지사에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특별위원회에도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33명이 참석했다.
이 지사가 당내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약점으로 꼽혔던 원내 지지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지사는 자신이 직접 추진 중인 '기본 시리즈'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를 앞세워 이른바 '이재명표 정책'을 입법화한다는 명분으로 여의도 정치를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여권 다른 관계자는 "본인(이 지사)이 추진하는 정책이 입법화 되려면 중앙 정치의 도움이 절실하고 또 당내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뽑히려면 현역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쉽지 않다는 점을 지난 대선 경선에서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라며 "정치적 위상이나 입지가 지난 대선과 현격히 달라진 만큼 광폭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