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 부천에서 한 보일러 수리기사가 고객 보일러를 수리한 후 자가격리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고객이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것을 수리가 다 끝난 후에나 알려줬기 때문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왜 일어났을까.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해 보면, 고객인 A씨는 중국인으로 부천의 한 주택 세입자이다.
그는 이달 초 집주인에게 보일러가 고장났다며 수리를 요구했다. 집주인은 A씨에게 보일러 수리공을 불러 수리를 해주겠다고 알렸다.
며칠 후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A씨는 방역당국으로부터 양성 판정 통보를 받고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보일러 수리공인 B씨가 A씨의 집을 방문했다. A씨는 문을 열고 B씨에게 보일러를 고치게 했다.
20여분 만에 수리를 마친 B씨는 카드 결제를 하려던 순간 A씨의 말을 듣고 황당했다.
A씨가 자신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아저씨도 접촉을 했으니 검사를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황한 B씨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일 자가격리 조치됐다.
B씨는 앞으로 네 식구의 생계가 걱정이다.
보일러 수리공인 B씨는 겨울철 수입이 1년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정부에서 주는 120만원은 한달 수입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A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지 검토중이다.
확진자는 자택 대기 중이라도 다른 사람과 절대 접촉해서는 안되는데, A씨는 문을 열어주고 보일러 수리공인 B씨와 접촉했다.
방역당국이 A씨에게 문을 열어 준 이유를 물었더니 '당황해서 그랬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 핵심은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인데, 이 경우는 조사가 더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