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전액 36년 모아야 서울 소형 아파트 한 채"

입력 2021.01.14 13:25수정 2021.01.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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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전액 36년 모아야 서울 소형 아파트 한 채"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내내 집값이 상승하면서 노동자가 임금을 100% 모아도 서울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임기초 대비 15년이 늘어났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총 36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문 정부 임기 동안 아파트 값은 5억3000만원 올라 지난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지만 노동자의 임금 상승폭은 가장 작은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18년간 서울 아파트 8.8억 상승..文정부 5.3억↑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아파트 6만3000세대 시세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서울시 소재 22개 단지 6만3000가구를 대상으로 KB국민은행 시세정보를 활용해 이뤄졌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18년간 82.5㎡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8억8000만원 상승했다. 이 가운데 문 정부 기간 상승액은 5억3000만원으로, 전체 상승액의 60%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7년 1월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6억6000만원이었다. 그러나 4년만인 지난해 말 11억 9000만원으로, 5억3000만원 올라 상승률 82%를 기록했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 2억6000만원(83%) △이명박 정부 마이너스(-)4000만원(-8%) △박근혜 정부 1억3000만원(25%)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은 연간 상승액 중 가장 큰 폭인 1억5000만원이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월급 전액 36년 모아야 서울 소형 아파트 한 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정권별 시세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실련은 기자회견에서 서울 아파트 6만3천세대 22개단지 정권별 시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3.1억에서 11.9억으로 8.8억 3.8배 상승했으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5.3억, 82% 상승(강남 8.1억 74%, 비강남 4.5억 87%)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왼쪽부터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 김헌동 본부장, 정택수 팀장. /사진=뉴스1

文정부 임금상승률 9% 그쳐..4개 정권 중 꼴찌
경실련은 아파트 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서민들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노동자가 임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전액 모은다는 가정 하에 서울서 82.5㎡ 규모의 아파트 구입에 걸리는 기간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36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말기와 비교하면 아파트 값이 82% 오르는 동안 임금이 9%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권별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 23% △이명박 정부 20% △박근혜 정부 19% △문재인 정부 9%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월 21년 대비 15년이 늘어 36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권별로 노무현 정부는 임기 초 대비 임기 말 아파트 구매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9년 늘어난 26년을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는 아파트 값이 4000만원 하락하는 동안 임금이 20% 올라 소요기간이 오히려 6년 줄어든 20년으로 집계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1년 늘어난 21년으로 마쳤다.

경실련은 "현실적으로 노동자가 임금의 30%를 저축해 아파트를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문재인 정부에서 걸리는 기간은 118년에 달한다"며 "노동자들이 땀 흘려 번 돈으로는 서울 아파트를 사실상 살 꿈조차 꿀 수 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은 5억3000만원이 올라 땀 한방울 안흘리고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은 아파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불로소득이 생겼다"며 "노동자들이 매년 1000만원 모은다고 가정할 경우 53년 모아야 하는 금액으로, 평범한 무주택자 직장인과의 자산 격차를 53년이나 벌려놨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정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14%는 6억원 아파트가 1억원도 아닌 9000만원 오른 7억5000만원이 돼야 한다"며 "정부 관료들은 서울 아파트값 폭등 사실을 숨기고, 거짓통계로 14%라고 속인 뒤 아직 응답이 없다"고 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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