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대의 민주주의 위기 성찰..다음 시대 준비"

입력 2021.01.12 16:55수정 2021.01.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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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대의 민주주의 위기 성찰..다음 시대 준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2020.4.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미국 행(行)을 앞두고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성찰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양 전 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미국 등의 상황을 보면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오랜 전통들이 얼마나 취약한지 한 번에 민낯이 드러났다"며 "오래 전부터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을 두루 공부하면서 이런 저런 성찰을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또 다음 시대를 준비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 여권 관계자가 뉴스1과 통화에서 전했다.

양 전 원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합류하기 위해 내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양 전 원장은 미국행을 앞두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들과 환송을 겸해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양 전 원장은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여러 차례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결국 기용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집권 후반기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양 전 원장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던 문 대통령을 설득해 정치의 길로 걷게 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지만, 현 정부에선 ‘야인’의 길을 걷고 있다. 문 대통령 당선 후 뉴질랜드·일본에 머물던 양 전 원장은 2019년 2월 귀국했다.

같은 해 4월 민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양 전 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인재 영입 등 민주당 선거 전략을 지휘하며 총선 압승을 이끌었다. 양 전 원장은 민주연구원장 재임 당시 "총선 이후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실제 총선 승리 직후 원장직을 내려놓고 여의도를 떠났었다.


양 전 원장은 당분간 미국에서 정책 연구에 주력하면서 국내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 전 원장이 "다음 시대 준비"를 언급한 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복귀해 정권 재창출의 설계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양 전 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준비하는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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