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버려 초등학교에 불낸 교사의 뻔뻔함

입력 2021.01.11 16:42수정 2021.01.11 17:26
선생이 그라믄 안되지..
담배꽁초 버려 초등학교에 불낸 교사의 뻔뻔함
2019년 6월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불타고 있다. (독자 제공) 2019.6.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초등학교 교내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화재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지난 8일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2019년 6월 26일 오후 4시쯤, 서울 은평구 소재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교사 2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학교에 있던 교사와 학생 등 100여명이 대피해야 했다.

불은 1시간 30분여만인 오후 5시30분쯤 완전히 진압됐지만 이 화재로 초등학교의 5층짜리 건물과 자동차들이 불에 타 27억1800만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합동감식을 벌인 결과, 학교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있던 담뱃불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결론을 내고, 수사기관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조사한 끝에 교사 A씨를 중실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사건 당시 분리수거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이번 화재가 담배꽁초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평소에도 일반 담배가 아닌 전자담배를 피운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건강검진 문진표나 카드 결제기록, 압수수색 결과를 보면 A씨가 일반 담배를 피운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건 당일 있었던 회식 이후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전 짬을 내 연초를 피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선고 당일, 진 판사는 "피고인이 종이같은 가연물질이 쌓인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그 불씨를 제대로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초등학교 건물이 반소되고 주변 승용차들이 전소돼 27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초등학생들과 교사들이 있던 학교에서 발생한 화재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금고형이 확정되는 경우 A씨는 국가공무원법 69조에 따라 당연퇴직 처리된다. 국가공무원법 69조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당연퇴직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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