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논점을 흐리지 말고 엄청난 고통을 받은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것이 이 지사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공정'인지 말하라"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의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주장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비판했다"며 이를 "그동안 일체의 비판과 이견을 허용하지 않던 집권세력 내부에서 처음으로 토론다운 토론이 시작된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이틀전 '정말 어려운 분들에게 두 배, 세 배 드리자'라는 나의 글에서 이지사가 주장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공정과 정의의 헌법가치에 반하고, 소비진작효과가 낮은 열등한 경제정책이며, 국민의 돈으로 선거에서 매표행위를 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나의 이런 생각은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라는 총리의 생각과 그 취지가 같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대통령의 언급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고통받는 국민들을 돕자는 취지일 것"이라며 "대통령과 총리는 결국 지난 총선때 전국민에게 4인 가구당 100만원을 지급한 것이 잘못이었음을 뒤늦게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럼에도 "이지사가 '총리가 (균형재정을 주장하는) 관료들에 포획되어 있다'라며 이 문제가 마치 재정확대에 대한 찬반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 수법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양극화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재정을 더 쓰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면서 "논의의 핵심은 '똑같은 예산을 쓰는데, 전국민에게 1/n씩 지급할 거냐, 아니면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두 배, 세 배를 지급할 거냐'의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이 지사는 논점을 흐리려 할 게 아니라, 핵심질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하기 바란다"며 고통 받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를 같이 취급할 생각인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