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 걸린 할아버지에게 필요한 산소를 사기 위해 머리카락을 판 10대 소녀의 사연이 화제다.
멕시코 매체 밀레니오는 7일(현지시각) 멕시코주 톨루카에 사는 16세 아나 파올라 로메로의 사연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해 소개했다.
로메로 가족은 지난해 12월 삼촌이 처음 확진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9명의 가족이 잇따라 감염됐다. 그중 당뇨병을 앓던 68세 할아버지는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집에서 치료를 해야 했다. 이때 계속 충전해야 하는 산소통 비용은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됐다. 로메로의 가족은 산소와 약 등을 사기 위해 이미 4만 페소(약 220만원)을 넘게 쓰고 빚까지 졌다.
로메로는 조금이라도 손을 보태기 위해 2년간 허리까지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을 팔기로 하고 페이스북에 머리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렸다.
로메로가 지난 3일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받은 돈은 2천500페소(약 13만8000원)이다. 이 돈으로 산 산소 실린더는 2시간 만에 바닥이 났다.
로메로는 "할아버지를 잃는 것보다 머리카락을 잃는 게 낫다"며 "머리는 다시 자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에서 산소통 충전을 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보호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충전을 해야 하는 탓에 수요가 늘면서 산소통 구입이나 충전 비용은 2~3배 늘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자체들은 곳곳에 무료 산소 충전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멕시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148만명, 사망자는 약 13만명이다.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3345명, 사망자는 1165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