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주만에 낯 뜨거운 국가기관 간 '네 탓' 공방이 연달아 벌어졌다. 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늑장 전수조사' 비판이 일자 법무부가 서울시를 탓하더니, 이번 '폭설 늑장제설'엔 서울시가 기상청에 책임을 돌렸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공직사회의 속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로에 갇힌 시민들..기관은 '늑장 제설' 책임 공방
7일 서울시는 '늑장 제설'로 교통대란이 일어났다는 비판이 일자, '기상청 예보가 틀렸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시 제설대책 총괄책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초 기상청 예보에는 6일 저녁 9시 이후 4㎝ 미만의 눈이 온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오후 6시 이전부터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제설작업 진행속도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만 믿고 대응했다가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기상청은 즉각 반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6일 오전부터 저녁 눈 예보를 했고, 오전에 예비특보도 발령됐다"며 "또한 눈 내리기 전 대설주의보도 미리 발령했다"고 밝혔다.
실제 기상청은 지난 5일 오전 4시 30분 '제01-21호' 3일 전망 기상 통보문을 내고, 7일 오전까지 수도권에 최대 5㎝의 눈이 쌓인다고 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내용이다.
■불과 한 주 전엔..동부구치소 전수조사 두고 갈등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동부구치소의 '수용자 전수조사가 늦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서울시와 송파구로 책임을 돌렸다.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수용자 전수조사는 현재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서울시와 송파구의 의견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서울시가 즉각 반박했다. 시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감염 초기 전수조사 여부는 4개 기관이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사항이다. 법무부의 주장처럼 서울시와 송파구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文정부 적극행정 강조했지만..
이번 두 차례 '네 탓' 공방을 두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직사회의 소극행정 문화가 여실히 드러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적극행정'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연이은 기관 간 갈등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면서도 "의사소통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타 기관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