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친정엄마가 자신의 딸을 '촉탁살해'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A씨(43·여) 등 3명이 숨진 세 모녀 변사사건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변사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사 중이지만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B씨(65·여)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병원에 있는 B씨의 회복상태 여부를 보고 관련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그의 13살, 5살인 두 딸을 먼저 살해한 뒤 친정엄마인 B씨에게 요청, 즉 촉탁살인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촉탁살인'이란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요구에 따라 그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뜻한다.
B씨는 사건 당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희미한 의식 속에서 "딸이 손녀들을 살해했다. 딸의 요청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도왔다" 등의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며 치료 중이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세 모녀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영장을 발부 받았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7시15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A씨와 그의 13살, 5살인 두 딸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또 그 곁에는 B씨도 함께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고 이 모든 광경을 집에 도착한 남편인 C씨(41)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는 A씨와 B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정불화'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C씨는 A씨와 별거 중이며 짐을 가지러 집을 찾았다가 이같은 참사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발생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며 "가정불화에 대한 내용과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건발생에 대한 사실관계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