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군 입대 전 미국 시민권을 취득, 병역을 기피하는 등의 문제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스티브 승준 유씨(45·한국명 유승준)가 자신은 "병역 기피자가 아니라 병역 면제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법무부에 "엄연한 마녀사냥, 인권유린,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며 "오랜 세월 인권을 무참하게 유린하고 침해한 게 정부, 특히 법무부는 사과하고 책임져라"고 하소연했다.
유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Yoo Seung Jun OFFICIAL'에 '법무부는 왜 구경만 하십니까? 언론의 민낯, 손가락으로 사람 죽이는 개념 없는 기레기(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해 비하하는 표현)들의 횡포, 유승준을 둘러싼 모든 루머 거짓 정리'라는 제목의 1시간22분53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해 '유승준 방지법'을 발의하자 '지금 장난하는가.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는 제목의 39분14초 분량 영상의 후속편격이다.
유씨는 영상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이 병역을 기피한 것으로 간주돼, 법의 공정한 심판이나 적법 절차를 따져보지도 않은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입해 한 개인의 입국을 19년이 다 돼가도록 금지했다. 이 처사가 과연 공정하고 또 정의로운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미국국적 획득이나 이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하지 않은 게 불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유씨는 "당시 병역법 제86조(도망, 신체손상 등)는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 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다"며 "2002년 한 시민단체가 병역법 위반으로 유승준을 처벌해달라고 원했는데 법원에선 '혐의없음'으로 나왔다"고 항변했다.
다만 유씨는 우리나라 병역법이 미국인인 자신에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그는 또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사람(대한민국 국적)이 되는 게 본질이 아니며, '한국에 들어가는 길이 오직 한국사람이 되서 들어가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것)는 것은 (미국 내) 세금면탈을 위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입국 금지 결정은 법무부가 내려놓고, (법무부는) 왜 외교부와 병무청 뒤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찌질한 구경꾼처럼 행동하나"라고 했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아드님 일 때문에 불편하냐"며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이 제기됐던 추 장관 아들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유씨는 "출입국관리법상 한국의 공공안전, 안보에 위협되는 외국인은 입국 금지인데, 내가 빨갱이 간첩, 김정은(북한 국방위원장), 김여정(조선노동당 제1부부장)과 같은 사람이냐"면서 "대한민국 사기 떨어뜨리는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이나 추 장관 아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등도 추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승준은 지난 19일에도 "국민들의 분노를 한 연예인에게 뒤집어씌워서 시선돌리기를 한다"라고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이른바 '유승준 방지 5법'은 국적법,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가리키며, 병역 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에 대한 국적 회복 및 입국과 비자 발급 등을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유씨 영상 공개 이후 김 의원은 "병역의 의무를 저버린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유씨가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