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떠나자 다급해진 서민 교수 "두려워 죽겠다.. 아마도.."

입력 2020.12.26 09:05수정 2020.12.26 15:42
"우리가 신명나게 싸울 수 있었던 게.."
진중권 떠나자 다급해진 서민 교수 "두려워 죽겠다.. 아마도.."
지난 9월 25일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흑서 저자들인 진중권 전 교수,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김경율 회계사(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진 전 교수는 정경심 교수가 구속된 지난 23일 '내싸움은 끝났다'며 페이스북 글쓰기 중단을 선언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자기들 곁을 떠나지 말아 줄 것을 간청했다.

서 교수는 진 전 교수가 오마이뉴스 등 진보매체를 중심으로 '진보진영 재형성' 운동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그가 펼쳤던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에 돌아와 자신들을 좀 더 이끌어 달라고 매달렸다.

◇ 서민 "조국 사태 때 홀연히 나타난 진중권…유시민 황석영은 위선자 밑으로"

진중권, 권경애 변호사, 김경율 회계사, 강양구 기자와 함께 이른바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공동 집필했던 서 교수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진중권 선생이 정경심이 4년형을 받은 날(23일) '여러분들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나 대신 열심히 싸워줘요'리라는 글을 조국흑서 단톡방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다"며 "이전부터 그런 말을 해왔지만, 막상 그가 떠난다니 앞이 캄캄했다"고 당시 충격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자신이 진 전 교수 존재를 각인 한 때는 "조국 사태가 전 국민을 갈라놓던 지난해 가을"이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유시민과 황석영 등등 내가 존경해온 지식인들이 모두 위선자의 수하로 들어가버렸던 터라, 홀연히 나타나 저들이 가짜라고 말해주는 그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고 진 전 교수를 높이 평가했다.

◇ 조국흑서 5저자는 독수리 5형제 아닌 '진공주와 4난쟁이'일 뿐

서 교수는 "우리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독수리 5형제가 아니라 진공주와 4난쟁이에 더 가까웠다"며 진 전 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설명한 뒤 "그래서 진중권이 SNS에 글을 그만 쓰겠다고 했을 때 우린 가슴이 철렁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진 전 교수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적진으로 뛰어들 거야. 오마이뉴스에 갈 건데, 거기서 어려운 작업을 시작할 거야. 다소 이론적인…'이라고 했다면서 "그게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진보의 토양을 만들려는 게 아닌가 막연히 추측해 본다"고 판단했다.


◇ 서민 "정경심 구속으로 악에 받쳐 대반격할 텐데, 陳 없으면 두렵다"

서 교수는 "그리고 (정경심이 구속된) 12월 23일, 진중권은 페이스북에 '내 싸움은 끝'이라며 SNS를 떠났다"면서 "하지만 정경심 구속이 과연 끝인 걸까"라는 말로 진 전 교수를 붙들었다.

이어 "조국은, 문재인은, 그리고 조국을 옹호했던 그 수많은 이들은 죄를 시인하기는커녕 사법부가 문제라며 길길이 뛰고 있다"며 "아마도 저들은 이전보다 훨씬 악에 받쳐 대대적인 반격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서 교수는 "지난 시간 동안 우리가 신명나게 싸울 수 있었던 게 진중권이 씌워준 커다란 우산 덕분이란 걸 알기에 그의 부재가 현실이 된 지금이 두려워 죽겠다"며 "진중권, 진보의 재구성은 정권 교체 후에 하면 되니 돌아와주면 안돼요"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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