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한 윤석열, 법원 결정에 "상식을.."

입력 2020.12.25 06:01수정 2020.12.25 11:15
흠..
기사회생한 윤석열, 법원 결정에 "상식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징계 재가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결정으로 기사회생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출근해 본격 업무에 돌입한다.

법원의 정직 2개월 집행정지 인용 결정 이후 거듭 출근시간을 앞당기며 적극적인 복귀 의지를 보인 윤 총장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의혹' 등 수사를 챙기며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지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 김재경 김언지)는 24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사건에서 '본안소송 1심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며 인용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중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위신 손상은 인정되지 않고, 이른바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는 매우 부적절하나 추가 소명자료가 필요하며,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본안재판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징계처분으로 윤 총장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점,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윤 총장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당초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난 후인 28일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부 복귀 계획을 26일 오후로 바꿨다가 다시 크리스마스 휴일인 25일 출근하기로 재차 앞당겼다.

윤 총장은 25일 오후 1시에 출근해 대검 차장과 사무국장으로부터 부재중 업무 보고를 받는다.

이후 토요일인 26일 오후에도 출근해 대검 차장, 사무국장, 정책기획과장, 형사정책담당관, 운영지원과장으로부터 관련 업무 보고를 받고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구금시설에서의 코로나 확진 상황이나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수사권조정 업무 등 긴급히 대응해야 할 업무도 처리할 것으로 파악됐다.

윤 총장이 업무에 복귀하게 되면서 월성 원전 수사나 라임 의혹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는 대전지검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비롯해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의혹,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이 있다.

윤 총장의 복귀로 다시 한번 검찰의 칼끝은 청와대로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지난 1일 복귀 직후 원전 수사 관련 공무원들의 구속영장 청구를 곧바로 승인한 것처럼, 이번에도 윤 총장의 복귀로 원전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될 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윤 총장과 1년 가까이 충돌해 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질서 있는 퇴로가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게 됐다.

한발 더 나아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 대한 서울고검의 수사에서 추 장관의 위법한 지시가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의 칼날은 추 장관에게까지 향할 수 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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