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전원 기자 = 평소 만나던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살해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판결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호)는 24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만원을 판결받았다.
2심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을 볼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1심의 양형은 재량의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16년 11월29일 부산의 한 모텔에서 B씨(당시 38세)가 헤어지자고 말하자 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건 발생 당시 함께 있던 A씨의 범행을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함께 극단적 선택을 기도했는데 여성만 사망했다'는 A씨의 주장을 배척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A씨의 거주지 관할인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018년 2월 부산지검으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아 지난해 9월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당시 사건 관계자를 재수사하고 CCTV 화질 개선, 법의학 자문, A씨의 SNS활동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검거,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서 A씨는 모텔 방 안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의 상해도 피해자가 수면유도제를 복용한 후 방 안에서 쓰러졌다거나 탁자나 테이블 나무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생겼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또 피해자의 동의하에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는 과정에서 자신만 살아남았다며 피해자를 죽이려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 소견을 보면 B씨의 몸에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수면제의 성분이 검출됐고,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단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뒤 범행을 저질러 일산화탄소를 흡입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고, 피해자의 사체에서 발견되는 상해의 흔적들을 보면 당시 피해자가 거의 저항하지 못할 정도로 폭행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