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가족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하려던 아버지가 아들의 용서로 실형을 면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7)에게 24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A씨는 집유가 선고되면서 이날 풀려난다.
A씨는 지난 10월3일 오후 자택에서 양념통 4개에 농약을 타 아내와 아들에게 먹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아내가 양념통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고 요리를 하지 않아 가족이 농약을 먹는 참변을 벌어지지 않았다.
A씨측은 가족이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해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뿐 살해의 고의성은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는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처벌을 원치 않는 피해자이자 피고인 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 아들은 앞서 열린 공판에서 "오래 전 아버지와 한라산과 내천에 놀러간 기억이 있다"며 "아버지를 미워한 적이 많지만 아버지여서 다 용서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아들은 "아버지가 복귀해서 다시 옛날처럼 살수 있기를 바란다"며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아들의 용서에 눈물을 흐리며 "앞으로 가족에 잘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가족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처벌을 원치 않았고 사회에 되돌려보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