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년을 어떻게.." 회식자리서 여직원 헤드록 한 대표이사

입력 2020.12.24 10:23수정 2020.12.24 11:13
"머리끄댕이를 잡고 붙잡아야 되나"
"이 년을 어떻게.." 회식자리서 여직원 헤드록 한 대표이사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팔로 머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기는 일명 '헤드록'도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회사 대표이사인 김씨는 2018년 5월 피해자 A씨 등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던 중 갑자기 왼팔로 피해자의 머리를 감싸고 자신의 가슴쪽으로 끌어당겨 일명 '헤드록'을 하면서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2회 쳤다.

김씨는 이후 다른 대화를 하던 중 "이 년을 어떻게 해야 계속 붙잡을 수 있지. 머리끄댕이를 잡고 붙잡아야 되나"라고 하면서 갑자기 A씨의 두피에 손가락이 닿도록 양손으로 A씨의 머리카락을 접고 흔들었다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피해자가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이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회식 도중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 점, 회식에 참여했던 사람이 김씨를 계속 말렸던 점, 2차 회식자리에서 다른 직원이 일부러 김씨와 피해자 사이에 앉은 점을 종합해 보면 김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설령 김씨에게 성욕을 자극하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없었다 하더라도 김씨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써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 즉,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을 깨고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