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헤어지자는 옛 애인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그를 살해하고 부친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가중된 형량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2형사부(부장판사 심담)는 23일 살인, 살인미수,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7)에 대한 징역 30년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살펴보면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처벌전력 또한 없다"면서 "다른 한편, 피해자 B씨(당시 29·여)가 메시지로 헤어지자 했다는 이유만으로 B씨 주거지를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가 안 되자 흉기로 B씨의 복부와 등 부위를 찔렀고 결국, 3시간여 만에 숨졌다"며 "다투는 과정에서 잠에서 깬 B씨의 아버지 C씨가 이를 말리려 하자 살해하려고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로 인해 C씨는 상당한 충격에 빠졌으며 유족은 물론, C씨는 죽어가는 B씨의 모습을 직접 바라보는 등 매우 큰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연인을 소유물로 여기고 살인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등 A씨는 우리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당시 이를 위한 별다른 조치도 없었다"며 "이 사건은 검찰과 변호인 측에서 양형부당으로 각각 항소했는데 원심의 형이 가볍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31일 오전 3시45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소재 B씨 주거지에서 B씨에게 흉기로 등과 복부 등 3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C씨의 복부를 1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사건당일 전날, B씨로부터 문자로 '헤어지자'는 이별통보를 받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사건당일 0시55분께 B씨의 주거지를 침입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B씨 자택 현관문의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11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합의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