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타고 온 모녀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냐"

입력 2020.12.14 08:23수정 2020.12.14 09:52
인성이 정말...
벤츠타고 온 모녀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냐"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캡처© News1


벤츠타고 온 모녀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냐"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캡처© News1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벤츠를 타고 온 모녀가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무료급식을 받아가려한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자신이 겪은 일을 소개했다.

김 신부는 글에서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왔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며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된다.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말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아주머니는 '여기는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느냐'며 오히려 저에게 짜증을 냈다"며 "저는 아주 화가 났다.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이고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한다'고 했지만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들 모녀가 도시락을 받아갔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것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30년 전에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좋다고 느낀 것은 '우리'라는 문화였다.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은 803명이 왔다"고도 했다.


김 신부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어이 없는 일을 당하셨네요", "진짜 어이없네요", "어이없는 사람들이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나의 집은 IMF이후 노숙인이 급격하게 발생하면서 노숙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기본적인 권리인 의식주를 해결해주기 위해 1998년 7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1990년 한국을 찾은 김하종 신부가 대표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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