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도박은 중독이라는 단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끊기 어렵다. 실제 도박중독 상담 건수가 매년 증가 추이를 보일 정도로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7348명이 상담을 받았는데, 월평균 918명으로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결국 도박을 끊지 못하고 살인까지 저지른 한 40대 남성이 있다. 피해자는 남도 아닌 아들의 엄마이자 자신의 아내였다.
범행 당시 42세였던 A씨는 도박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돈까지 빌려 도박을 한 탓에 부부관계에 위기까지 왔다.
A씨는 아내 B씨(당시 39)에게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부부관계를 잘 이어가는듯했으나, 도박 중독을 쉽게 이겨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3월 초부터 사설 도박사이트를 통해 도박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도박을 끊지 못한 사실이 발각되자 A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200만원 상당의 빚을 갚아주면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B씨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빚을 갚아줬지만, A씨의 도박을 향한 집념은 끝날줄 몰랐다.
같은해 4월 남편의 휴대폰을 통해 도박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아내는 결국 '집에서 나가고 서로 관계를 끝내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일 새벽 이 메시지를 확인한 남편은 격분해 자신의 휴대폰으로 '도박살해'를 검색까지 하며 아내를 살해하기로 하고, 소주를 사가지고와 해가 뜰 무렵까지 마셨다.
그는 술을 마시던 중 '자살 타살' '사망으로 예금카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서 살인을 계획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는 A씨에게 "가족 간의 애정과 윤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써 범행의 경위와 수단, 방법,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비춰볼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피고인과 검사 양측이 항소했고, 서울고법 형사6부는 지난 2월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