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이장호 기자 = 친한 친구인 현직 경찰관을 폭행·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항공사 승무원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심리로 10일 열린 김모씨(30)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다"며 "김씨는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도 아무 이유 없이 무참하게 피해자를 살해했고 피해자는 이유도 모르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책임을 회피하는 김씨에게 원심 형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는 후회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며 "김씨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30~40대를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 안타깝지만, 가장 안타까운 건 유능했던 젊은 경찰관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변론 때문에 유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도 "유족들이 있는 자리지만 저는 변호인이므로 피고인 김씨에 대한 선처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최후진술에서 김씨는 "유족들 앞에서 사죄의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죄스럽고 면목이 없다"며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흐느꼈다.
김씨는 "죽어 마땅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남은 평생을 진심을 다해 속죄하고 사죄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을 김씨의 항소심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4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자택에서 서울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인 친구 A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와 A씨는 대학동창 사이로, 김씨는 2018년 A씨가 결혼할 때 결혼식 사회를 봐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김씨가 지난해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A씨가 수시로 조언을 해줬고, 김씨는 지난해 1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A씨와 술자리를 약속한 뒤 지난해 12월13일 오후 주점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 3차까지 마신 두 사람은 김씨 집으로 이동했는데, 자신의 집으로 가려는 A씨와 김씨 사이에서 다툼이 생겼다.
김씨는 전에 배웠던 주짓수 기술을 활용해 A씨를 제압하고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 차례 내려치며 폭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내면에 숨겨둔 폭력적인 성향이 한 번에 폭발하면서 A씨를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봤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