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해" 이웃집 모자 살해·중태 40대, 2심에서..

입력 2020.12.09 11:55수정 2020.12.09 13:34
평생 감옥에 있기를..
"날 무시해" 이웃집 모자 살해·중태 40대, 2심에서..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이웃집 모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뜨려 중형을 선고받은 4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미리 흉기를 준비한 계획범행이고, 그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이번 사건 이전에도 이웃집에 흉기를 휘두른 살인미수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재판부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는 이날 최종 절차를 모두 마치면서 A씨에게 “본인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가.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에서 이웃을 살해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정신병력이 있고, 이웃이 무시해 화가 났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살인밖에 없었나. 훗날 수감생활을 모두 마치고 나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 나의 생명이 소중한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다”며 “형 집행이 끝나면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혼자 살겠다.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정신병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었고, 피해자들과 원한관계가 전혀 없었다”며 “살인 고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을 내년 1월 15일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3월 24일 오전 9시께 대전 동구의 한 빌라에서 이웃인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하고, 이 여성의 아들인 40대 C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층간 소음 문제로 같은 빌라 위층에 올라가 항의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같은 층 옆집에 사는 B씨가 자신에게 "왜 이런 일로 올라가느냐"고 주의를 주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앞서 비슷한 이유로 이웃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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