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로 폭발한 '추-윤 갈등'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청와대는 관련 언급을 삼가며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3일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1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6.4%p 하락한 37.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1%p 상승한 57.3%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4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였던 지난해 10월2주차 여론조사에서 41.4%가 직전 최저치다.
청와대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함구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다소 예상 외라는 분위기다.
특히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은 41.4%가 무너졌다는 점은 청와대로서는 뼈아픈 지점이다. 핵심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레임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당 일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며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변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지난 1일 윤 총장이 '직무배제 조치를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사건에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고, 윤 총장은 법원의 결정 즉시 업무에 복귀해 '자진사퇴'에 선을 그었다.
이어 윤 총장은 4일로 예정된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연기해달라는 기일 재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며 징계위 대응에 나섰고,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관련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권 일각에서도 추 장관이 책임지는 선에서 해결하는 '동반사퇴'에 대해서도 추 장관은 굽히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SNS에 "이 백척간두에서 살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며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추 장관과 윤 총장 두 사람 모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지율 악화로 섣부르게 다른 방안을 모색해 혼란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정치적 논란이 큰 사안일수록 '절차대로' 가는 것이 맞다는 원칙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은 일정정도 예상된 부분이기도 하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p 하락한 40%였다. 부정평가는 48%, 의견유보는 12%다.
문 대통령은 전날(2일) 공석인 법무부 차관 인사를 통해 징계위원회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는 차관이 아닌 민간인사에 맡기기로 하면서 절차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성립된 징계위원회의 징계 결과가 나오면 법무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집행하는 수순이다. 대통령의 결단 여부가 아닌, 징계위 결정에 따라 대통령이 이를 확정하는 모양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징계 결과가 나올 경우 윤 총장이 무효 소송으로 방어할 전망이 나오면서 '대통령의 결정'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5%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4.4%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