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고 위기, 확진 1000명 넘는다"

입력 2020.11.26 13:33수정 2020.11.27 00:03
"지금 확인되는 숫자의 최소 4~5배는 되는 것으로 추정해야"
전문가들 "최고 위기, 확진 1000명 넘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더해 서울시 천만시민 긴급 멈춤의 일환으로 24일부터 서울 버스, 오는 27일부터 지하철이 20% 감축 운행된다. 이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야간 시내버스 운영횟수는 2,458회에서 1,996회로 줄어든다. 지하철은 오후 10시 이후 운행횟수가 165회에서 132회로 줄어든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버스종합환승센터에 멈춤 캠페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11.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김유승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장 큰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일일 감염자가 1000명이 넘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마저 나왔다.

전문가들은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의 계절적 특징과 정부, 국민들이 경각심 저하를 확진자 증가 원인으로 분석하며, 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5단계, 지역은 2단계로 당장이라도 격상해야 한다"고 시급함을 강조했다.

천 교수는 "현재 확진자는 지금 확인되는 숫자의 최소 4~5배는 되는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며 "검사를 통해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무증상자가 전국 곳곳에 있을 것"이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천 교수는 "건조하고 추운 날씨에서 바이러스 활동은 활발해진다. 겨울철 확진자 증가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며 "거리두기 단계를 빨리 격상해야 했지만 다소 늦었다"고 정부의 거리두기 격상 조치에 대한 비판을 전했다.

특히 겨울이면 늘어나는 실내활동도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이라고 천 교수는 분석했다. 실제 서울시는 에어로빅 학원, 사우나 등 집단감염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추가 방역 조치를 준비 중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 사각지대가 겨울이 되면서 외부환경에 따라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방역 강화할 부분을 찾아내 오늘 오후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천 교수는 "확진자를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며 조사대상 확대와 이를 통한 감염자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당분가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민들의 경각심이 많이 풀어졌다. 질병청, 복지부는 경고음을 날렸지만 정부 내 다른 부서는 소비쿠폰을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이동을 부추겼다.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확진세 증가 원인으로 국민과 정부를 꼽았다.

정 교수는 지난 3월과 비교해 현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도 했다. 그는 "곧 1000명이 넘을 수 있다. 3월에는 특정단체 위주로 발생했다면 지금은 지역감염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정장소에서 발생하면 그곳만 통제하면 되지만 현재는 천장에 구멍이 뚫려 물이 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제대로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경우 확진자 증가세에 맞춰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신속히 시행하고 민생 현장에서는 거리두기 단계에 맞춘 방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 조치를 강조했다.

최 교수는 "지난 3월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지금은 지역사회 전체적으로 위험도가 높아진 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며 "전국적으로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나 거리두기 격상도 전국에 다 적용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리두기 단계를 두고는 "이 상황이 얼마나 더 갈지, 지금이 정점일지도 모르겠다"며 "거리두기 2단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급격히 증가하는 현 상황을 볼 때 (2단계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격상보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지키기를 강조했다.

전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이 되면서 실내서 밀집된 생활을 장기간 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많은 상황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거리두기를 유지한다고 해도 실내 공간에서의 활동이 여름철이나 가을철하고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평소 생활을 하는 실내공간에서 감염이 일어난다"며 "거리두기 단계 격상도 중요하지만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하는 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일 0시 기준으로 583명 발생했다. 국내 지역발생이 553명, 해외유입이 30명이었다. 지난 3월6일 이후 265일 만에 500명대에 올라섰다. 역대 5번째로 많은 규모다.


일일 확진자 583명은 2차 유행기 고점인 441명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번 3차 유행의 규모가 이미 2차 유행을 뛰어넘은 것이다. 현 추세를 꺾지 못하면 조만간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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