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女, 무면허 사망사고 내놓고 피해자 장례식장에서 귤 까먹으며...

입력 2020.11.23 17:17수정 2020.11.23 17:55
참다못한 지인이 청와대 청원
17세 女, 무면허 사망사고 내놓고 피해자 장례식장에서 귤 까먹으며...
© News1 DB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냈지만 미성년자라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를 "처벌받게 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보름만에 1만7118명의 동의를 얻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7세 무면허 운전자가 처벌받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 9일자로 올라왔다.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전과 1범인 17세 운전자는 어머니 차량을 훔쳐 친구들을 태우고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아는 남동생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전자는 장례식장에서 울지도 않고 사죄도 하지 않은 채 귤을 먹으며 잠을 잤는데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지고 화가 났다"며 "왜 미안해 하지 않았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죽은 동생의 아버지가' 직접 못 올리겠다'고 해 대신 올린다" 며 "동생은 주변 사람들이 힘든 것을 못 보는 아이라 사고가 나서 구급차가 온 상황에서도 애써 미소 지으며 '나는 괜찮다. 친구들을 먼저 챙겨달라'고 한 착한 아이"라며 슬퍼했다.

그러면서 "(운전자가) 미성년자여서 불구속 수사로 진행되고 있는데 구속 수사를 해 최대한 큰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처벌받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2시20분쯤 구미시 공단동 남구미대교 인근에서 무면허 운전자 A양(17) 등 6명이 탄 차량이 가로수를 들이받으며 사고가 나 동승자 1명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무면허로 운전한 사실과 과실을 인정했다"며 "사고차량의 과속 여부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무면허와 안전운전 불이행, 과속 등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형사미성년자는 현행 소년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10대 무면허 운전자의 경우 성인보다 약한 처벌을 받는다.

1953년에 제정된 소년법은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으며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형사책임능력자에게만 보호처분과 함께 형사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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