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동상 목 자르려다가 구속..."역사의식 규탄"

입력 2020.11.23 13:50수정 2020.11.23 16:12
충북도지사와 청주 상당경찰서에 시민단체들이 분노했다
전두환 동상 목 자르려다가 구속..."역사의식 규탄"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 동상의 목을 쇠톱으로 훼손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훼손된 동상.(청남대관리사업소 제공).2020.11.19 / 뉴스1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전두환 동상을 훼손한 50대 남성이 구속되자 5월단체가 충북도지사와 청주 상당경찰서를 규탄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논란을 자초한 충북도지사와 상당경찰서의 무리한 구속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5·18단체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무책임하고 역사의식 없는 졸속행정에 있다"며 "이 사태를 초래한 충북도지사는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특단의 조치로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발부한 청주 상당경찰서와 청주지법도 강력 규탄했다.

5·18단체는 "우리는 충북도가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과 결정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를 바라며 상당경찰서와 청주지법은 무리한 구속수사에 대한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도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시민의 행동으로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두환의 동상을 존치하는 것에 동조하는 것은 잘못된 역사를 만든 군사반란 수괴 전두환 일당을 옹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10시30분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대통령길에서 전두환 동상의 목이 줄톱으로 3분의 2가량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이날 청남대 입장권을 끊고 들어온 A씨(50)가 가방에 숨겨온 쇠톱으로 자물쇠와 동상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즉시 체포됐고 21일 청주지법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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