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박혜연 기자 =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모두 95%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제약사 모두 치명적 약점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70도 이하로 냉동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에 큰 문제가 있고, 신생기업인 모더나는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다.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른 셈이다.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70도의 냉동시설에 보관해야 한다. 선진국에 유통시키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적절한 냉동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광범위하게 유통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 화이자 백신은 유통이 문제 : 화이자도 이를 인정하고 개선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독일 바이오엔테크 우구르 자힌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유통·보급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제조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경쟁사인 모더나 백신에 비해 예방효과가 0.5%p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보관에 섭씨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유통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저온유통이 가능한 모더나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자힌 CEO는 1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워낙 빨리 개발했기 때문에 더 좋고 안정적인 조건을 만들 수 없었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상온에서 출하할 수 있는 백신을 제조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백신과도 견줄 만한 공법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3상에서 95%의 효능을 보였다는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94%의 효과를 보였다.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 모더나는 대량생산 능력 한계 : 모더나의 백신은 94.5%의 효능을 보이는 등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생기업인 모더나는 화이자 같은 거대 제약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생산 능력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는 2021년까지 연간 5억~10억 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연간 13억 도스 생산능력을 보유한 화이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모더나는 스위스 제약 회사 론자 등 다른 제약회사와 계약을 맺고 위탁생산을 의뢰한 상태다. 론자는 연간 4억회 분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론자가 생산 확대와 관련해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18일 앨버트 배니 론자 회장은 CNBC '스쿼크박스 유럽'과 인터뷰에서 "향후 연간 4억~5억도스 이상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인력이 문제다. 각 제조라인별로 숙련된 직원 60~70명이 필요하다. 제조라인 4개를 설치했으니 이제 우리는 직원들을 채용해 훈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두 속도와 연관돼 있다. 1년 안에 생산 장비를 확보하고, 설치하고, 생산 시설을 시험하는 등 갖가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론자는 지난 16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연간 4억도스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양사 모두 약점을 갖고 있어 코로나19 조기 종식 기대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겨울 유럽과 북미지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백신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건비상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백신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아직 우리가 갖고 있는 게 아니다"면서 "많은 나라들이 백신 없이 이번 겨울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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