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줘도 안 쓰더니…지옥문 열린 결혼식

입력 2020.11.18 15:09수정 2020.11.18 16:04
이제 결혼식이 정말 무섭다
마스크 줘도 안 쓰더니…지옥문 열린 결혼식
[비치우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오하이오주 비치우드 식당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2020.11.1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결혼식 참석자 80여명 중 거의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17일(현지시간) NBC뉴스는 지난달 31일 앤서니·미카일라 비숍 부부가 오하이오 해밀턴카운티 블루애시에서 진행한 결혼식이 가장 최근의 슈퍼 전파 행사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들 부부는 200명이 넘을 예정이었던 하객 수를 80명대로 줄였다. 결혼식에는 83명이 참석했다.

2주 뒤 3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는 비숍 부부와 부부의 양가의 조부모 3명도 포함됐다. 조부모 중 2명은 증세가 심각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미카일라는 "이제 결혼식이 정말 무섭다. 우리 결혼식 손님의 거의 절반이 아프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식장 입구에서 하객들에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제공했지만 이를 이용한 하객은 거의 없었다.

미카일라는 "결혼식이 시작돼 문이 열리고 통로로 걸어 들어갈 때 내가 처음으로 본 건 모두의 얼굴이었다"며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고 밝혔다.

피로연에서도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가까이 붙어 춤을 췄다.

부부의 증상은 신혼여행차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한 뒤 발현됐다. 앤서니는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 미카일라는 소파에서 내려오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이 없었다고 한다.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거나 아프다는 하객들의 전화가 쏟아졌다.

미카일라는 "진짜 말도 안 되는 건 우리 조부모님들은 결혼식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유일한 사람들이었다는 거다. 그들은 저녁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오하이오는 지난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한 주들 중 하나다. 2일 22만1000명에서 16일 30만5000명으로 8만4000명 증가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클리블랜드 당국은 월요일인 16일 브리핑에 맞춰 집계 작업을 마무리하지도 못할 정도로 주말 사이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 시 당국은 성명을 통해 "클리블랜드에서 코로나19 사례가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치솟는 가운데 대규모 결혼식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메인주의 경우 8월 열린 한 결혼식에서 하객 중 한명이 확진자였던 탓에 38일에 걸쳐 176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7명이 숨졌는데, 사망자 모두 결혼식에 가지 않았던 n차 감염자들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