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려라" 경찰에 욕하고 방화시도한 60대

입력 2020.11.17 15:44수정 2020.11.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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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걸려라" 경찰에 욕하고 방화시도한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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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현행범 체포에 불만을 품고, 경찰관들에게 욕을 하고 경찰서 내 민원대기실에서 수차례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이준영 최성보)는 경범죄처벌법위반(관공서주취소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과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30일 오전 4시쯤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구대 소속 경찰관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욕을 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같은 날 오전7시 A씨는 인근 경찰서 내 민원대기실 안에서 경찰관들에게 "코로나나 걸려라. 친일파 경찰들"이라며 수갑을 찬 채로 소리를 지르고, 침을 뱉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경찰서 건물 내벽에 부착된 안전보호판에 불을 붙이는 등 약 40분간 경찰관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에 불만을 품어 범행을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경찰관이 A씨 근처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사건 당시에도 경찰관에의해 불이 바로 꺼졌다"며 "범행 당시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방화로 민원실 내부 안전보호판에 불이 붙고, 건물 내벽에 그을음이 생겼으며 경찰관이 즉시 진화하지 않았다면 큰 피해가 생길 수 있었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진술, 법정에서 A씨의 진술태도 등을 고려하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건 당시 "A씨는 수십 회에 이르는 주취 전력이 있으므로 스스로도 술을 마시면 범행을 저지르게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스스로도 충분히 알고있다"며 "A씨가 공권력을 경시하는 태도, 경찰관을 물리력으로 폭행한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죄책도 매우 무겁다"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1심은 A씨가 자신의 잘못을 나름대로 반성하고 인정하는 점, A씨가 알코올 의존증후군의 지병을 앓고 있던 점, A씨의 성행과 건강상태를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 측과 검찰은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옳다고 봐, 양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는 공무집행방해의 경찰관을 상대로 100만원을 공탁했다"며 "A씨는 폭력성향의 범죄로 2회 집행유예의 선처를 받았음에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 다시 범행을 저질러, 엄벌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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