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자영업자들 한숨 "지친다"

입력 2020.11.17 11:59수정 2020.11.17 13:36
정말 걱정이네요ㅠㅠ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자영업자들 한숨 "지친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폐업한 상가들로 인해 한산하다. 2020.9.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박기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나흘째 200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행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된다.

1.5단계가 되면 식당, 카페, 주점, 영화관 등 주요시설과 업소 이용 인원이 4㎡(약 1.2평) 1명으로 제한되는 등 한층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이번 조치를 앞두고 만난 자영업자들은 계속된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이제는 지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1.5단계 격상을 두고는 "달라질 게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오히려 코로나19를 확실히 잡는 게 경기를 살리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오전 종로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만난 사장 임모씨(50대) 1.5단계 상향 소식에 "또 올리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임씨는 "우리 같은 식당이 손님 조금 덜 받는다고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전해다. 임씨는 "확진자 수가 조금 내려가면 거리두기 단계를 낮췄다가, 확진자 수가 올라가면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고 있다. 이런 반복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씨는 "뭘 하든지 코로나19를 제대로 잡는 게 최우선 아닌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중반까지는 코로나19가 극복돼 정상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이제는 기대마저 없다"며 "지친다. 정말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로구에 있는 한정식집 사장 강모씨(50대) 역시 "정부 정책이 ‘주먹구구식’"이라며 정부의 방역 대책에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강씨는 "1.5단계 격상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하면 감염이 안 되겠는가"라며 "계속 (거리두기 단계가) 왔다갔다만 하는데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의 바람은 코로나19가 빨리 끝나는 것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구에 위치한 카페 종업원 박모씨(30대) 역시 "코로나를 확실하게 잡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면 잠깐의 희생을 견딜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매출이 좀 나아지고 있었는데, 1.5단계 조정으로 다시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있는 상황도 아닌데, 1.5단계 여파를 맞을까 노심초사. 코로나 장기화로 소상공인은 올해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1.5단계를 뛰어넘는 추가 거리두기 격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30대)는 "1.5단계 조치로 인해 전체적인 활동이 줄어들면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 3단계 상향 조정이다. 이럴 경우 영업을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30명으로 집계됐다.
14일 205명, 15일 208명, 16일 223명에 이어 4일째 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수도권의 1주 일평균 확진자 발생 규모는 111.4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상향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강원도 역시 15.3명으로 거리두기 상향 기준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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