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지역 내 한 사학재단에서 '정규직 교사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해당 사학재단의 이사장 등 2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범죄사실을 인정한 행정실장이자 이사장 아들 등 총 3명은 기소의견으로 우선 검찰에 송치됐다. 혐의를 부인하는 입건된 나머지 19명에 대해서는 경찰이 현재까지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학재단의 이사장 등은 지난 2월10일에 치러진 '2020학년도 정규직 교사 공개채용'에서 지원자 13명에게 필기평가 문제와 정답지 등을 유출한 혐의다.
이들 13명은 해당 사학재단의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인물들로 이사장과 이사장 아들은 13명의 지원자 중 일부로부터 수천만원의 현금을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3명의 지원자들은 시험 날짜 바로직전, 연락을 통해 각각의 시험문제 출제위원과 접촉해 필기평가 문제지와 정답지를 건네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학재단의 정규직 교사 부정채용 의혹은 시험당일에 함께 지필평가를 치르고 면접까지 같이 본 다른 지원자들로부터 불거졌다.
경찰은 의혹을 제기했던 지원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히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다.
올해 해당 사학재단의 채용시험 경우, 정규직 교사 13명을 뽑는데 1단계 지필평가에 총 488명이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3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치열한 채용시험인 만큼 다른 지원자들이 경기도교육청에 민원을 접수했고 도교육청은 자체감사를 통해 지난 5월 경찰에 본격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실제로 현금다발을 주고 받았다고 진술한 이사장 아들 등 이미 송치된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9명은 "모른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유출된 시험지 및 증거를 모두 확보하고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