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던 숙명여대, 삼성 이건희에 면담 신청 후 반응을 살폈는데...

입력 2020.11.05 11:01수정 2020.11.05 16:41
100주년 기념관을 지어야 했는데...
돈 없던 숙명여대, 삼성 이건희에 면담 신청 후 반응을 살폈는데...
1993 신경영 선언 당시 이건희 회장.(삼성전자 사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숙명여대 백주년 기념관 건립에 직접 기여했다는 일화가 전 숙명여대 총장의 회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경숙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장윤금 현 총장을 비롯한 학내 주요 보직자들에게 백주년 기념관 건립 추진 당시 고인과 만나 대화 나눈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총장은 메시지에서 "2006년 숙대 창학 100주년을 앞두고 백주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던 당시 천신만고 끝에 땅은 구했지만 150억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 마련이 막막했다"며 "고민 끝에 이 회장 면담을 신청했는데 면담 요청을 수락하신 것은 물론이고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비전은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이학수 부회장에게 '숙대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재정 지원을 해주세요'라고 하셨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이어 "그 후 삼성은 백주년 기념관 건립 비용으로 100억원을 기부해주셨고 백주년 기념관 2층에는 삼성컨벤션센터가 여성 인재 양성의 산실로 영원히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창학 100주년을 맞은 숙명여대는 이에 앞서 2005년 2월22일 백주년 기념관을 준공했다. 이 전 총장은 1994년3월부터 2008년9월까지 약 14년 동안 숙명여대 제13~16대 총장을 지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께서 지난달 25일 별세하신 이후 이경숙 전 총장께서 학내 주요 구성원에게 고인과의 인연을 담은 글을 공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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