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북한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이모씨(47)의 친형 이래진(55)씨는 "해경이 발표했던 그동안의 수사 과정과 내용들이 국방부처럼 다르다"며 "변호사 자문관과 논의해 형사고발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래진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을 방문해 김홍희 해양경찰청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면담은 한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이씨의 방문은 해경청 수사 결과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먼저 해경청장에게 실종자 수색을 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김홍희 청장이 동생 실종 사실관계에 대해선 '내사 단계'라고 말하며 원론적인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김 청장이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수사를 진행하려면 해경이 합동신문조나 TF팀을 구성해 재수사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해경이 최종 결과발표 때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씨는 또 "이번 건은 선박에서 실족한 해상사고로 기초수사를 토대로 해 수사해야 하는데, 해경이 발표한 수사내용이 다른 게 많다"며 "기초가 다른데 본질의 수사가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최근 유엔 인권위에 제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놓은 상태"라며 "해경이 기초적인 수사를 배제한 상황에서 (자진월북)프레임으로 진행하는 등 부실 수사를 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전문가 및 자문 변호인들과 협의해 형사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3일 국방부에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을 할 것"이라며 "청와대, 국방부 등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들어본 후 국가권익위원회에 올릴지, 유엔에 상정할지도 자문단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씨는 "해경이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상황에서 국방부까지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다면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청와대만은 정상적인 답변을 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실종이 도박 빚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진 월북을 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실족사를 주장하는 이래진씨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사건 수사를 해양경찰청에서 타 기관으로 이전해 줄 것과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해경청장 해임을 청와대에 요청했다.
이씨는 이날 청와대에 실종 당시 국방부, 해경, 해수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서류 등에 대한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이씨는 해당 사건을 검찰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씨는 내일 오후 4시 국방부를 방문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입장을 청취하고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경은 이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