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정부가 국가시험 문제 해결을 두고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한의사협회는 '특단의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엄중한 시기에 파업을 한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의협이 또다시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여론도 완전히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전날(28일) "의사 국가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종전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의사협회가 의·정 협의 이전에 국가고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는데 전제 조건으로 국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최대집 의협 회장은 "28일까지 정부가 국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29일부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향후 이로 인해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정부 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태도에 좀처럼 변화가 없어 의협은 결국 '실력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부담이 큰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파업에 돌입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의협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역시 이번에는 의협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이들이 함께 집단행동에 나서면 환자 진료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종 대전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대전협은 의협과 협조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정부는 전공의와 의사들을 더이상 거리로 내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시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했는데도 또다시 국시 문제 해결 요구하는 의협에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사들이 공부 잘하는 깡패냐", "아직도 갑질한다" "적당히 해라"라는 댓글로 관련 기사에 도배되고 있다.
이미 의료계는 국시 거부 등 집단행동으로 국민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의대생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국시 접수를 취소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57만1995명의 지지를 받았다.
아울러 의사 파업이 이뤄졌던 지난 9월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은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의사 단체 파업에 대한 '비공감' 응답이 55.2%(전혀 공감하지 않음. 38.7%, 별로 공감하지 않음. 16.5%)를 차지했다.
의료계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의대생 국시 문제는 의정협의체의 안건은 아니다"면서도 "의정협의체라는 과정 자체가 다양한 부분에 대해 각종 건의와 의견 개진은 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