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받은 변호사, 의뢰인 초안 뻬껴서 제출

입력 2020.10.25 13:48수정 2020.10.25 17:25
부장검사 출신이시네요
2000만원 받은 변호사, 의뢰인 초안 뻬껴서 제출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법원이 의뢰인이 쓴 항소이유서 초안을 그대로 베껴 제출한 변호사에게 수임료를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정우정 부장판사는 A씨가 B변호사(사법연수원 14기)를 상대로 낸 변호사수임료 반환 청구소송에서 "B변호사는 8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사기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후 상고심에서 부장검사 출신인 B 변호사를 수임하고 변호사보수로 2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B변호사에게 상고이유서 초안을 받은 A씨는 상고이유서가 자신이 항소심에서 제출했던 항소이유서와 자구(字句) 하나 변경 없이 그대로인 것을 발견하고 B변호사에게 변호사보수 반환을 요구했다.

B변호사는 A씨에게 400만원을 반환했고, A씨는 나머지 1600만원도 돌려달라며 지난해 3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변호사는 A씨를 면회하고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외에 별다른 소송수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상고이유서에 항소심 판결문의 내용이 일부 추가되고 몇 개의 대법원 판결 요지가 간략히 적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A씨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와 내용이 거의 같은 점 등을 고려하면 B변호사가 받은 변호사보수액은 과다하다"며 "보수액을 40%로 감액하라"고 판결했다.

B변호사가 받은 보수액 2000만원 중 40%인 800만원만 적절한 보수액으로 인정한 것이다.

판결에 따라 B변호사는 이미 반환한 400만원외에 800만원을 추가로 A씨에게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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