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사기꾼과 법무장관이 ‘원팀’..한국이 유일”

입력 2020.10.22 07:21수정 2020.10.22 09:55
김봉현에겐 "편지갖고 정부,여당에 딜.. 꿈깨라"
진중권 “사기꾼과 법무장관이 ‘원팀’..한국이 유일”[전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편지로 전한 '딜' 제안을 정부와 여당이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22일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봉현이 편지 가지고 '딜'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그 편지 읽어 보니 결국 자신을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또 “'검찰개혁'의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거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며 "그래서 진술을 뒤엎고 여당 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기꾼과 법무부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적어도 OECD 국가 중에선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 같다"며 "'검언유착' 공작도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난리를 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지 않았나? 이 사건도 결국 같은 길을 갈 거라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의 글 전문.

김봉현이 편지 가지고 '딜'을 제안하는 거죠.

"라임 펀드 운영 주체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
"라임 일로 여(與)든 야(野)든 직접 만나서 돈을 주며 로비를 했던 정치인이 한 명도 없다"
그 편지 읽어 보니 결국 자신을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입니다. '검찰개혁'의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거라는 것을 아는 거죠. 그래서 진술을 뒤엎고 여당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통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어서, 정부여당이 아무리 공작정치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검언유착' 공작도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난리를 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죠? 이 사건도 결국 같은 길을 갈 거라 예상합니다.

정부여당에서는 일단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란작전이죠. 나아가 수사방향을 곁가지인 '검사들'로 돌려놓고, 그것을 활용해 수사팀 다시 짜서 정작 몸통인 정치권 로비에 대한 수사를 못하게 방해하겠다는 생각이겠죠.

그런데 패턴이 자꾸 반복되니 좀 싫증이 나네요.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 보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지요.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는 법. 저 난리를 치는 걸 보니 라임/옵티머스 사태,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입니다.

김봉현 회장은 꿈을 깨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무리 정부여당에서 법을 흔들어대도, 이 사회에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여당 사람들이 아무리 법 깡패처럼 굴어도, 그들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 허망한 기대는 버리시기를....

엄청나게 많은 피해자를 낸 사건입니다. 그 중의 많은 이들은 가정이 파탄이 났겠지요. 천문학적 액수의 사기가 '권력'의 도움 없이 가능했으리라 볼 사람은 없지요. 국민들이 바보도 아니고, 자기가 보낸 문자들이 증거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거짓말을 해 봐야....

사기꾼들이 의인 행세하는 세상이에요. 정말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입니다. 사기꾼과 법무부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적어도 OECD 국가 중에선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 같아요. 아무튼 잘들 해 보세요. 물론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

ps. 언론에서 사기죄로 구속까지 된 사람이 빤한 동기에서 보낸 편지를 [단독] 꺽쇠까지 붙여가며 아무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내면 곤란하죠. 그건 그의 사기은폐 행각을 돕는 일입니다. 손석희 앵커 떠난 후 JTBC가 맛이 완전히 가버렸다는 느낌. KBS야 기대도 안 하고...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그 편지의 내용을 검증하고 분석해서 그로써 그가 뭘 하려고 하는지, 그 의도를 시청자에게 정확히 알려야지요.

csy153@fnnews.com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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