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14년간 알고 지낸 세입자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거나 한 이불을 덮고 살았던 부인을 때려 죽게 하는 등 노인(노인복지법에 근거한 만 65세 이상)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A씨(80)는 지난 4월18일 오후 3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소재 자신의 자택에서 B씨(77)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B씨가 자신의 우편물 수령을 위해 14년 간 세입자로 살아온 A씨 건물을 방문해 함께 술을 마신 게 화근이었다.
술을 마시던 중 언쟁이 벌어졌고 주사를 부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A씨가 주먹과 발로 B씨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수원지법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등 회복할 수 없도록 했고 둔기로 피해자의 온몸을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했다. 또 사건도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도 여전히 합의하지 못했으며 A씨 나이가 80세라는 고령이고 건강상의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자신에게 식사를 차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67년을 함께한 배우자를 주먹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해 8월13일 오전 1시께 수원시 권선구 소재 한 아파트에서 C씨(91)는 부인 D씨(88)가 자신에게 식사를 차려주지 않고 밖에서 주어다 놓은 파지를 정리하지 않고 잠을 잤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D씨의 옷을 잡아끌어 깨운 후 "나가 죽어라"라는 등 고함을 지른 뒤 주먹으로 D씨의 얼굴과 몸 부위을 수차례 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21일 수원지법은 C씨에게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해 67년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지만 부인을 수회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바 그 죄책이 무겁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점당 100원' 화투판에서 다툼 끝에 70대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도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당시 이 사건은 화투판에서 흉기로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운 E씨(69)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잡혀가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서에서 풀려나자 다시 피해자들을 찾아가 70대 여성 2명을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E씨는 지난 9월20일 0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한 지인의 아파트에서 F씨(76·여)와 G씨(73·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전날 저녁 화투를 치던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난 E씨는 경찰에 직접 신고해 "자신을 포함해 5명이 도박을 했으니 당장 체포해 가라"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했지만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핀단한 경찰이 돌아가려하자 E씨는 "내가 칼을 들고 있다. 나를 체포해 가라"고 떼를 썼고 경찰은 E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은 그러나 E씨의 주거가 일정한데다 고령인 점, 자신이 소란을 피운 혐의를 인정하는 점, 친인척이 신원보증을 한 점 등을 토대로 구속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귀가조치했지만 그 판단은 끔찍한 결과를 불러왔다.
집으로 돌아간 E씨는 흉기와 소주 1병을 들고 집에서 나왔고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각에 F씨 집으로 향했다. 당시 집에서 들고 나왔던 소주병은 없었고 흉기만 든 상태였다.
경찰은 현재 구속된 E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