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법에 호소하는 것은 조정래 작가의 권리이니 존중해 드리겠다"며 조 작가의 '공개사과' 요구를 뿌리쳤다.
진 전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조 작가가 내놓은 해명을 재비판하면서 "(조 작가가) 자신을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여기는 이 권위의식이 매우 불편하다"고 쏘아붙였다.
◇ 조정래 "일본 유학파 전체가 아니라 토착왜구가 된 이를 말한 것…陳 사과않으면 法에"
조정래 작가는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라고 한 지난 12일 발언의 주어는 토착왜구로 '일본 유학파'가 아니다고 했다.
즉 일본 유학파 전체를 친일파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반일종족주의를 쓴 이영훈 교수처럼 일본유학을 다녀온 뒤 토착왜구가 된 이를 지칭한 것이라는 것.
조정래 작가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 딸도 친일파라는 말이냐'는 취지의 비판을 가한 진 전 교수를 향해 "공개적인 진정어린 사죄를 요구한다. 만약 하지 않으면 작가의 명예를 훼손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 진중권 "일본유학파 전체로 보는 것이 매끄러워…진보매체도 그렇게 해석"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문맥상 '일본 유학파 전체를 친일파로 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1)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자들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됩니다. 민족반역자가 됩니다", (2)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토착왜구라 부르는 친일파가 됩니다. 민족반역자가 됩니다" 어느쪽이 통사론적으로나 의미론적으로나 매끄러운지를 물었다.
이어 "조 작가가 '토착왜구'가 '반일종족주의의 저자들'을 가리킨다고 해명하는데, 이 역시 이상하다, 단죄해야 할 친일파의 수가 무려 150, 160만에 달한다고 했는데 무슨 책을 150, 160만이 공동저술하는가"라며 "따라서 문제의 발언을 (1)이 아니라 (2)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진보매체와 정부에서 운영하는 매체들까지 다 (2)로 해석해 보도했다"라는 점을 덧붙였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150, 160만은 조 작가의 "지금 저의 주장은 반민특위는 반드시 민족정기를 위하여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 부활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150만, 160만 하는 친일파들을 전부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중권 "이영훈 조정래 역사수정주의 편향성…고소 당한 기념으로 저술작업이나"
진 전 교수는 "제 관점은 이영훈이나 조정래나 각자 합리적 핵심은 갖고 있으나, 동시에 둘 다 역사수정주의의 편향에 빠져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시각에서 조 작가를 비판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진흙탕에 빠지지 않고, 이 문제를 역사철학에 관한 학문적 논쟁으로 승화하는 길을 택하겠다"며 조정래 작가가 자신을 고소하든 개의치 않겠다고 한 뒤 "고소 당한 기념으로 이 작업을 좀 더 잔지한 저술작업으로 연결시켜 이 지긋지긋한 역사정치에 적어도 이론적으로나마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