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5주 만에 태어난 '840g' 초미숙아, 건강 회복했다

입력 2020.10.12 14:32수정 2020.10.12 14:51
아가야 건강해라
임신 25주 만에 태어난 '840g' 초미숙아, 건강 회복했다
[서울=뉴시스] 서울성모병원은 임신 25주 만에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주한 미군 자녀 네히미아 밀러(Nehemiah Miller·남)가 병원에서 한달간 집중 치료를 받고 본국으로 이송됐다고 12일 밝혔다.(사진 :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0.10.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임신 25주 만에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주한 미군 자녀가 국내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본국으로 돌아갔다.

12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주한 미군 자녀인 네히미아 밀러(Nehemiah Miller·남)는 지난 8월 17일, 임신 25주 2일만에 서울성모병원에서 태어났다.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인 네히미아는 출산 당시 체중이 840g 밖에 되지 않아 곧바로 신생아중환자실(NICU)로 옮겨졌다.

미숙아는 말 그대로 전신의 모든 장기가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특히 출생 초기에는 폐포가 확장된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한 폐표면활성제가 부족해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을 겪을 위험이 높다.

또 전신의 적절한 순환 상태와 전해질 균형을 유지시키기가 매우 까다롭고, 뇌실내출혈, 동맥관 개존증, 괴사성 장염, 미숙아 망막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숙아는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응급 재왕절개 수술을 통해 출생한 네히미아는 태어날 당시 울음이나 활동성이 없었다. 의료진은 기도 삽관을 시행하고, 계면활성제 투여한 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고빈도 환기 요법으로 기계 환기 치료를 시작했다.

네히미아는 피부가 매우 연약하고, 부종이 심해 의료진은 가벼운 처치를 할 때도 매우 조심해야 했다. 제대 정맥 카테터를 통해 수액과 약제를 투여했다.

초극소 미숙아에게 발생하는 ‘동맥관 개존증’을 치료하기 위해 동맥관을 닫는 수술도 받았다. 자궁에는 태아의 혈액 순환을 위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동맥관이 있는데 정상 분만의 경우 출생 후 동맥관이 자연스럽게 닫히지만 미숙아는 출생 후에도 동맥관이 열려 있어 이를 동맥관 개존증이라고 한다.

한 달 간의 집중치료 덕분에 네히미아는 체중이 1326g으로 출생 때보다 500g 가까이 체중이 늘었다. 동맥관 개존증 수술 후 혈압을 목표 범위로 유지하기 위한 승압제 소량과 항생제를 투여받고 있기는 했지만 활력 징후도 안정적이고 활동성도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네히미아는 아버지의 근무지가 변경되면서 지난 지난 17일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아버지 다비온 밀러 상병이 발령을 받은 하와이 호놀룰루로 출국했다. 네히미아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트리플러 육군병원(Tripler Army Medical Center)에서 장기적인 치료를 받게 됐다.

주치의였던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와 염숙경 교수는 “네히미아가 초극소 미숙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견뎌내야 할 일들이 있겠지만 부모님의 사랑과 의료진의 손길로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와 염 교수는 "안전한 이송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라며 "네히미아가 잘 성장해 엄마 아빠 품으로 웃으며 돌아갈 수 있는 행복한 날이 오길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모두 한 마음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주한미군의 주요 협력 병원으로 매년 많은 미군 환자가 내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국제진료센터는 미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번 신생아 이송을 무사히 진행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신생아 집중 치료에 대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가톨릭 생명존중 문화 부흥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2017년부터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30병상에서 50병상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번 신생아 이송은 서울성모병원의 안전한 진료 환경을 다시금 입증했으며 우수한 상급 NICU 시스템으로 또 한 명의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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