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지난 2년 간 청년·미성년자 1000명이 서울에서 갭투기(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것) 방식으로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돈 한 푼 없이 집을 사거나, 남매끼리 지분을 쪼개 집을 사는 등 투기 방식도 다양했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3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은 국토부가 제출한 약 60만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약 1000명의 청년과 미성년자들이 '갭투기'를 통해 집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올해 6월17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해 갭투자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약 200여건의 갭투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 한 푼의 자기 자금 없이 오직 세입자의 전세보증금만으로 집을 사는 이른바 '무갭투기' 사례 역시 85건에 달했다.
무갭투기를 통해 집을 산 청년·미성년자 중 최연소는 2008년생 A씨로, 2018년 만 10세 당시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주택을 3억2000만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만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고가 아파트인 타워팰리스를 갭투기로 산 청년도 있었다. 1991년생 B씨는 지난 2018년 1월 자신이 보유한 예금액 3억9000만원과 세입자가 제공한 20억원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타워팰리스를 23억9000만원에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남매가 주택의 지분을 나눠 갭투기를 한 사례도 있다.
소병훈 의원은 "정부가 지난 6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시가 3억원이 초과하는 아파트 구입 시 전세대출 보증 제한과 회수 등을 통해 갭투자를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갭투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청년과 미성년자들이 앞다퉈 갭투기를 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